뇌출혈

오래 전에, 언젠가 소설을 쓰면 넣으리라 생각하고 한 장면의 묘사를 해본 일이 있다.

어머니가 중환자 실에 누워있다. 의식이 없는데 내가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그런 어머니를 쓰다듬으며 내가 말한다...어쩌구... 상상하면서 나는 격한 슬픔에 사로잡혔고 그 때의 영상이 아직도 어렴풋이 남아있다.

이런 상상 속의 상황이 아니라 어제 유사 실제 상황이 발생했다.
어제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다.

우리 외할머니가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내가 '경험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죽음이었다.


중환자실의 할머니 손은 무척 차자왔고 입을 약간 벌린 채 아무 반응이 없으셨다.
복도에서 얼마간 기다리던 우리 아이들은 집으로 소환조처되었고 그 뒤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았다.
추운 겨울날, 서예학원가는 나에게 '잘 갔다 오래이'하고 말씀하셨던게 마지막이었다.
입관하는 날, 나보다 세 살 많은 이모가 불쌍해서 울었다.


한 살 아내 내 사촌 여동생은 열 아홉에 뇌출혈로 죽었다.
대학에 합격하고 신체 검사 받으러 간 날, 학교에서 쓰러져 죽었다.
당혹스러운 죽음이었다. 슬픔도 슬픔이지만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뇌출혈이면 대부분 죽나보다 생각했는데, 동생 친구 지연이 아버지는 뇌출혈 발생 후 뇌수술을 받고 오랜 재활치료를 받고 계신다.

시어머니 소식을 듣고 봄이 되면 꼭 함께 가자했던 돌담집에 (너무 거하지 않으면서 깔끔한 그 집의 한정식이 맛있었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셨었다) 진작에 모시고 가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었다. 다행히도 약간의 반응은 있으셔서 수술이나 이후 치료를 받으시면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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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녀 | 2008/03/30 07:56 | 어느 소행성에서의 하루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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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불멸의황제 at 2008/03/30 20:49
아무리 힘들고, 바쁘고, 너무 피곤해도..어르신네 한테 잘 해드려야 후회가 덜 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돌아가시죠. 저도 외할머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나이가 더 들수
록 더 하겠죠. 삶이 힘든것은 배고픔이 가장 큰 것인데..어른이 되면 삶에서 회고할 때
마다 누구나 잘해주고 돌아가신 어른들을 기억하고 눈물 짓죠.
저도 아버님, 어머님 두분 다 몸이 안 좋으신데..그보단, 90세 친할머님께서 디스크로
죽음까지 고생 한걸 서울을 돌아다녀 병원을 찾아 수술 치료로 낳게 해드리고, 회복
시켜 드린 일이 안정 되면서도 밤새 잘못될까 항상 살펴 보는 중입니다.
Commented at 2008/03/31 06: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3/31 14: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신디엄마 at 2008/03/31 14:22
꼭 회복하시길 빕니다.
Commented by 마녀 at 2008/03/31 21:08
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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